전기차 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여전히 테슬라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면 최근 시장의 중심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BYD가 있다.

BYD가 세계 최초로 친환경차 누적 생산 1,700만 대를 돌파했다. 단순한 생산 기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동차 산업에서는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상징적인 숫자로 받아들여진다.

BYD는 최근 중국 시안(Xi’an) 공장에서 친환경차 누적 생산 1,700만 대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번 기록을 상징하는 모델은 새롭게 공개한 대형 플래그십 세단 ‘씰 08(SEAL 08)’이다.

이번 성과의 핵심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분야에서 누적 생산 1,700만 대를 넘어선 완성차 제조사는 BYD가 처음이다. 이는 단순히 판매량이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전동화 시대의 생산 경쟁력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BYD의 경쟁력은 가격만이 아니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공급망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불안으로 생산 차질을 겪는 동안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이다.

판매 실적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BYD의 글로벌 판매량은 180만8,511대를 기록했으며, 해외 판매는 78만9,3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특히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며 중국 내수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BYD의 성장 방식이다. 과거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했다면, BYD는 생산 규모와 기술 내재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전동화 시대에는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는가’가 기술 경쟁력만큼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시장에서도 BYD의 존재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아직 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 네트워크는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지만, 생산 능력과 기술 경쟁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누가 더 좋은 전기차를 만드는가’를 넘어 ‘누가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가’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BYD의 친환경차 1,700만 대 생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전동화 시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기록이다.

앞으로 BYD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중국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시장 전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에디터 로그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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